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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묻다!
3. 솔 향에 취한 바다, 바다향에 취한 솔숲.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이며 어디가 그 경계인지 구별조차 되지 않는다. 부딪어 오는 파도의 함성만이 이곳이 바다 가까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 하얀 포말보다 더 바다답게 나를 맞아주는 것은 여전히 바람, 비릿한 바닷내음 가득 담은 바닷바람이 나를 맞아준다. 기원하는 사람, 기원을 듣는 바다, 사람이 원하는 것, 바다가 해주고자 하는 것. 난 항상 변하지 않고 거기 있는 네가 좋다. 낙산사 의상대에서 한 낙서 낙산 해수욕장 앞에서 내려 낙산사로 향했다. 중학교시절 수학여행으로 왔던 곳,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아있던 길을 오른다.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들어갔기에 의상대를 제일 먼저 들렸다. 낙산사를 구경하고 나오는 많은 아이들, 그들도 시간이 지나 이곳에 ..
2. 흔들리는 바람에는 바다 냄새가 묻어 있다.장기곶에서 나와 다시 심야버스를 타고 속초로 향했다. 영덕, 울진을 지나 삼척까지 모두 훑어보고 가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관계로 그냥 속초로 향했다. 강릉은 몇 번 가 봤었지만 속초는 처음인데 포항에서 속초까지 가는 시간을 물어보니 5시간 40분에서 6시간 정도 걸린 단다. 일출을 봐야겠다 는 생각에 잔머리를 굴려 밤 10시 40분 버스에 올랐다. 그럼 아무리 늦어도 4시 20분경에는 도착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차가 밤을 달린다. 어둠만이 존재할 것 이라던 밤인데 삶만 존재할 뿐 어디에도 어둠은 없다. 수평선 너머로 보이던 배들의 불빛이 그랬고 도시의 한 귀퉁이를 차지한 간판들이 그랬으며 늦은 밤까지 불이 켜져 있는 누군가의 방이 그랬다. 어디..
1. 여전히 강은 거기서 흐른다.어디로 갈까?생각도 준비도 없이 그냥 배낭에 카메라만 달랑 들고 집을 나섰다. 일단 역으로 가자. 밤꽃이 만발한 산허리를 돌아가는 향기와 아주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이 수원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서로 충돌하며 약간의 흔들림을 나에게 선사할 뿐. 오랜만에(?)에 혼자 가는 여행, 스스로의 결정, 스스로의 선택,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어디로 가야 할 지 결정하는 것이 이렇 게나 힘들 줄이야. 부산으로 갈까? 지금 출발하면 저녁 6시 도착인데 시간이 어중간하지 않을까? 좀더 기다려서 밤에 출발할까? 아님 목포? 좀 더 가까운 장항? 약간의 고민 끝에 그래 부산에서부터 시작하자! 그렇게 나 혼자만의 여행은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이 시작되었다.13시 16분 수원역 출발, ..
가끔은 바람이 그리워진다. 출발토요일 회사에 월차는 내지 못하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조퇴하여 최대한 빠른 발걸음으로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나의 착각과 약간의 정신없음으로 인하여 출발시간 직전에 청량리역에 도착하였고 미안한 마음 가득히 품고 기차에 올라 안동으로 향했다. 기차 안에서의 웃음들, 약간의 어색함이 묻어 있던 나에게 무언의 001빵은 어색함을 없애는 최고의 게임이었고 그 뒤를 이어 달렸던 손가락 디비디비딥은 나를 잠의 세계에서 구해준 막강 용사였다. 여동 분들의 그 정겨움, 열정, 그리고 즐거움. 그것들은 혼자가는 여행이 편했던 나에게 여럿이 함께 가는 여행의 즐거움을 알려 주었다. 도착이라는 말과 함께 우리를 웃기신 역무원 아저씨, 거기에 절대 뒤지지 않았던 남석호님까지. 안동 도착안동에 ..
머릿속으로 그리고만 있던, 그것도 8년이라는 시간 동안을 그리고 있던 곳에 다녀왔습니다.정확하게 말하면 가고 싶었던 곳의 근처였지만 그것 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토요일 8시 40분 회사에서 출근하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참고로 저희 회사는 격주 근무입니다. – 얼마만에 쉬는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침대에서 뒤척이다 9시에 일어나 씻고, 옷 입고, 방 한구석에 있던 카메라와 엷은 잠바 하나를 가방에 넣고 그냥 전철에 올랐습니다.아 책 한권도 챙겼지요. 8년된 책 그리고 그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강원도 원주군 부론면 단강리.단강이라는 단어가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결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단강도 저의 시골마을과 비슷한 모습 일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하지만 그곳에 가면 고등학교 시절 책을 읽으며 느꼈..
또 쓰고 있네요.한편 끝낼 때 마다 다시는 쓰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는데, 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이렇게 쓰게 됩니다. 쓰면 쓸수록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서 이제 그만 해야지 했는데 그래도 지난 게시판을 뒤지면서 혼자 웃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하며 그 행복의 일부라도 여동님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또 글을 남겨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중심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또한 상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쓴 글이기에 실수나 오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점 양해 바랍니다. 1999년(이하 년도 생략)03월 01일음력 정원 대보름이었습니다. 게시판에는 태은님의 “내 더위 사가유!”라는 글로 한순간 여동인들 긴장하게 만들었으나 대답하는 사람들이 없어 하나도 더위를 하나도..
다시 생각해도 미친 짓 인건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게시판으로 본 여동의 역사는 전에도 말했지만 사건인 아닌 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글이며 여기에 나오는 이름들은 저와 한번 이상 만난 분이거나 게시판에 글을 엄청나게 올리신 분들을 중심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이야기한 글입니다. 1999년이 어떤 해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난 글들을 정리한다는 것이 조금 힘겹게 느껴지네요. 01월 01일00시 03분, 1999년 최초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 글은 김종환님이 올리셨습니다. 요즘은 얼굴을 잘 보여주시지 않고 있지만 아시는 분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종환님의 노력이 여동에 묻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 글은 11시 48분에 조상휘님이 새해 인사로 마..
어느덧 차갑게 불어오던 바람이 이제는 따사로움을 가득 담은 한가함을 세상을 비취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는 만큼 변해가는 것도 많이 있고요. 오랫동안, 아니 영원히 놓고 싶었던 것을 다시 잡았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나 스스로의 의지를 다지기 위한 발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다섯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제발 돌만 안 날아오길) 1998년-? 우리는 흔히 작년이라는 표현으로 그 해를 부릅니다. 그 중에서도 11월, 그 11월의 시작은 서산 벙개 여행의 끝으로 시작됩니다.11월 01일여동의 악동(?)들이 서산을 휩쓸고 올라왔습니다. 여동인들은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서산에 남아있던 백수님은 여동인들이 서산 바닥에 남긴 진한 흔적들을 지우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또 한번의 미친 짓 그러나 이젠 밑천이 다 떨어져서 전편에 비하여 글발이 딸리네요. 여동 분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1998년(이후 년도는 생략하겠습니다.)09월 01일여동에 가을바람을 불어오게 했던 9월이 지인님의 벙개 후기(뮤지컬 벙개-?)와 선미님의 춘천여행 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09월 03일고은정님이 “곱디고은 정”이라면 난 “곱디고운 수정(Crystal)이다.” 라고 힘차게 외치며 고수정님이 고수(?)의 풍모를 풍기며 게시판에 얼굴을 들이밀었습니다.09월 04일정선희님이 아주 조용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바람그리기님이 가지고 있던 새벽을 여는 새벽지기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고, 덩달아 광주에 서서히 여동의 뜨거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09월 05일현배님의 동생분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이날 현배님..
긴 겨울잠으로 들어간 바람그리기 그가 목일 말라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물 한 모금 마시고 간단한 글 한 줄 남기고 다시 잠 속으로 들어갑니다.전에 어디까지 했더라??? 1998년(이후 년도는 생략하겠습니다.)08얼 01일 : 침묵이 여동 게시판을 엄습하여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한 날입니다.08월 02일 : 8월의 크리스마스, 아니 8월의 산행과 정모가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오여 산에 오르기로 했는데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들어서 였는지 산행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고 정모에만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힘겨움과 친해지느니 오직 시체가 되겠다는 투철한 여동 정신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날 정모에서는 98년 여동 상반기 결산(1,152번째 글)이 있었습니다. 화려한 기록들이 가득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