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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묻다!
어느덧 비는 그치고 사나운 바람만이 홀로 남아 시끄러운 울음을 울어대며 열려진 창 틈을 넘어 나를 감싸온다. 이곳 저곳 나의 몸을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에도 창을 닫지 않는 것은 그 바람이 품고 있는 신선함 때문이리라.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넣고 정수기 온수를 부어 휘 젓는다. 시선한 바람의 향기와 믹스커피의 달콤 싸한 향이 날 기분 좋게 한다. 이런 날은 파전에 막걸리라는 친구녀석의 말을 웃어 넘기며 첫사랑의 말 한마디가 생각난다. “ 이런 날 오빠는 커피에 설탕 잔뜩 넣어 달달하게 마시잖아” 벌써 20년이 지난 일인데도 이 말만은 자꾸 기억이 난다. 이제는 커피도 잘 먹지 않는데. 비도 바람도 잦아 든다. 카메라 하나 들고 나가 먹구름 가득한 산허리의 경계를 담고 비 먹음은 소나무의 싱싱함을 담고 싶다...
몽산을 걷다. 지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어느날... 카메라를 둘러메고 무작정 달려 간 곳은 언제나 쓸쓸함에 찾아가면 또 다른 쓸쓸함으로 날 반겨주는 꿈꾸는 뫼... 그 쓸쓸함 가득한 솔숲으로 발을 옴긴다. 한 발자욱, 한 발자욱, 발을 옴기는 그 순간순간마다 삶의 무게을 이기지 못해 부서지며 내 지르는 솔방울의 비명은 짓눌린 쓸쓸함에 알싸한 청량감을 부여하는 아름다움 한수푼이 되고 걸음 걸음마다 풍겨올라오는 솔향은 알싸한 쓸쓸함에 엷은 희망의 향기를 더하여 나에게로 감싸인다. 그렇게 몽산의 솔숲을 지나면 한걸음 한걸음 나를 잡는 하얀 모래밭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날 반긴다. 그 비릿한 웃음은 바람에 날리여 날 물들이고 나 또한 자조의 웃음을 비릿하게 웃는다. 스치는 사람들의 각양각색 표정을 잠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