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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이야기

춘천마라톤 이야기

風酒醉雨 2023. 10. 30. 15:18

결론부터 말하면 버킷리스트에 있던 마라톤 풀코스 5시간 완주를 성공했다.

완주 시간 4시간 53분 28초

조금 부족한 완주 시간이지만.....

 

준비..

6월부터 약 5Km 달리기를 시작했고 8월부터는 일주일에 3~4회 10Km를 달렸다.

혼자 하는 연습이다 보니 시간을 줄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10Km를 뛰는 것에

집중했다. 아 그리고 결국은 술은 줄이지 못했다.

2번의 춘천마라톤 완주가 있었지만 머언 8년 이전의 이야기고 완주시간도

5시간 중후반의 기록으로 공인 인증도 안 되는 기록이다.

이번은 5시간 안에 들어오겠다는 일념으로 연습했고, 준비도 파워젤도 사고

무릎보호대와 스프레이 파스도 하나 준비했다.

 

시작

일요일(10/29) 새벽 5시 기상하여 5시 15분 춘천으로 출발.

네비의 도착예정시간은 7시

공지천 주차장을 타깃으로 잡고 가는데 공지천 다리 앞 도착시간 7시 5분..

출입통제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바로 옆에 있는 풍물시장에 주차.

차 안에서 30분 정도 대기하며, 간단하게 아침(?)도 먹고 대회준비도 하고

대회장으로 출발.

대회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기와 몸풀기가 한창이다.

혼자 참석하다 보니 사진 찍는 것이 제일 부러웠다. 전화기까지 차에 두고 와서

정말 사진 한 장을 못 찍었다.

환복 하고, 짐을 물품 보관소에 맡기고 몸풀기를 시작했다.

이른 아침의 공기가 쌀쌀해서 몸풀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출발에서 도착까지

9시 25분 우리 그룹 출발.

혼자 연습하고, 혼자 출전하다 보니 같이 뛰어줄 사람도 없고 페이스 조절도

쉽지 않아 대회 공식 페이스 메이커를 따랐다. 4시간 20분 담당 페이스 메이커를

달리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8년 전 달리던 길을 다시 달리면서 아 그때 여기서는

정말 힘들었는데, 여기서는 걸었던 건 같은데.. 이런 생각들을 했다. 솔직히

경치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회 시작 전부터 오버페이스는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페이스 메이커를 따르면서

오버페이스가 된듯하다. 10Km 당 1시간 8분 정도를 생각했는데 20Km를 2시간 3분에

통과했다.

25Km 구간을 통과하고 마의 구간으로 불리는 28Km 구간에서 잠시 걸으며 뭉쳐오는

근육을 풀어주고 다시 뛰기 시작 35Km 구간을 지나며 급격하게 아파오는 허리와

뭉쳐오는 다리를 지탱하며 뛰다 걷다를 병행, 정말 1Km가 이렇게 먼 거리구나를

절실하게 깨닫는 시간이었음.

소암 2교를 지나고 40Km 이정표를 지나면서 각 마라톤 동호회에서 응원온 사람들과

먼저 도착한 사람들의 응원과 "아빠 다 왔어요. 힘내세요"의 응원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있던 학생들의 응원을 받으며 마지막 피치, 그리고 결승점 통과.

처음과 두 번째 완주 때는 인정되는 기록은 아니었어도 완주함에 뿌듯함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완주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빨리 들어올 수 있었는데 하는.

 

귀가

인조잔디에 잠시 앉아 신발을 벗어 발을 주무르고 파스를 뿌리고 그렇게 5분 정도 있다가

시간을 보니 2시 30분를 넘긴 시간, 최대한 빠른 시간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억지로

몸을 일으켜 물품보관소에서 물건을 찾고, 기념품과 간식을 받아서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다리가 너무 아파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다리를 풀어줘야 했는데

주차장 입구에 도착해서 나 스스로에게 욕을 했다. 입구 가까운 곳에 자리가 있었는데

왜 이렇게 멀리 주차했는지, 씻지도 못하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차에 올라 네비를 켜니

집 도착 예정시간 6시, 뭐 3시간 정도면...

고속도로에 올라가니 점점 늘어나는 도착시간, 결국 집에 도착한 시간은 7시 20분

마라톤 뛰는 것보다 집으로 오는 길이 더 힘들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시는 마라톤 안 뛴다고 다짐했는데 하루가 지나니

다음에 뛰면 더 빨리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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